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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게 뭔지도 잘 모르고 또 관심도 없습니다. 당장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국회의원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당들 간에는 지금도 이 제도의 도입을 놓고 찬반논란이 뜨겁습니다. 


유권자들은 지난 2016년 총선 때처럼 내년 총선 때도 일단 투표용지를 두 장 받습니다. 한 장은 정당을 지지하는 투표고, 또 한 장은 그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석 수는 총 300석, 그중 지역구가 253석이고, 나머지 47석은 각 정당의 투표율에 따라 배분되는 비례대표 의석입니다. 


그런데 지금 얘기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종전과 같은 비례대표 의석 47석만이 아니라 전체 의석인 300석을 다 각 정당 지지율만큼 가져가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40%의 정당 지지율을 얻는다면 전체 의석의 40%인 120석을 차지한다는 것이고, 그중에서 만약 지역구 당선자가 30%인 90석을 차지했다면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30석만을 비례대표로 채우게 되는 구조입니다.


정당의 인기는 좋아도 지역구 후보들의 경쟁력이 약한 경우 그래서 지역구 당선자는 겨우 1명인데 비해 정당 지지율이 10%라면 비례대표 후보 29명으로 정당 지지율 10%에 해당되는 30석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제도는 거대 정당보다는 오히려 군소정당에 더 유리하다는 평가입니다.


대신 정당 지지율은 30%인데 지역구 당선자는 120명이나 되는 정당이 나온다면 단 한 명의 비례대표도 뽑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전체 국회 의석수를 초과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제도가 도입되면 국회의석 수가 지금의 300석보다 더 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자는 국민여론이 비등한 때 오히려 의석수를 더 늘일 수밖에 없는 쪽으로 법 개정을 한다면 과연 국민 정서가  용납할까요? 따라서 그게 권역별이든 연동형이든 대다수 국민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셈법을 제시하며 무조건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의석수를 나누자는 주장도 제게는 다 제 밥그릇 챙기기인 의원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밖에는 더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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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나오는 지역구 후보와 특정 정당에 표를 주는 사람은 다 국민들입니다. 선거제도를 바꾸려면 유권자들인 국민의 공감부터 이끌어내야지 자기들끼리만 다투고 거래하고 수작해서 어떤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국민들의 더 큰 공분만 살 뿐입니다. 


맞습니다. 비례대표제에는 지역구 선거제도의 여러 허점과 한계를 보완하자는 좋은 뜻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식견과 전문성을 갖춘 직능의 대표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비례대표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선택이 아니라 각 정당 수뇌부에 의해 주어지는 번호표에 따라 뽑힙니다. 그동안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잡음과 비리가 있었습니까? 


저는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쟁을 보며 19C 영국의 사회철학자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의회는 언제나 양심뿐 아니라 지능에서도 그 나라의 평균치에 한참 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