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0 10:53

알고나 씁시다.

조회 수 141

곧 추석입니다. 

<코로나19> 덕분에 이제는 명절 때 굳이 고향을 안 가도 흉이 안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고향의 부모님은 돌파 감염시킬 수 있어도 전국의 명소마다 북적대는 관광객들은 피해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명절이 가까워지면 누구보다 근로자들의 마음이 설렙니다. 

<떡값>에 대한 기대 때문입니다. 

명절 <떡값>은 우리 기업문화의 오랜 전통이자 미덕이었습니다. 

직원들의 사기와 직결된 문제라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기업을 가리지 않고 빚을 내서라도 챙겨 줘온 사회적 관습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떡값이 아니라 떡갈비 값을 주고 싶지만 알다시피 회사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 적게 넣었다>며 세상 미안한 표정으로 봉투를 건네는 사장님에게 <아닙니다. 고맙습니다!>하며 받았던 추석 떡값, 요즘은 그 떡값이 상여금으로 바뀌었지만 <코로나19>로 급여조차 제 때 해결하기 어려운 중소업체 사장님들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명절이 부담스럽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물론 대기업 근로자들은 기본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을 다 받고도 성과급으로 떡값을 더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기도 하지만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위화감은 물론 세월이 가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분배 불균등의 문제를 더욱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cloud-5055011_1280.jpg


추석 전 국민 88%에게 지급한다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25만원이 금주부터 집행에 들어갔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게 누구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돈이 될 수도 있고, 현금 대신 <스팸>을 받는 근로자들에게는 추석 떡값 같은 값진 위로금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 지원금을 떡값 받듯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아무런 부담 없이 마냥 감사한 마음으로 받을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고민하게 될 뿐 아니라 되레 마음이 무거워진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미 제4차까지 40-51조원 수준의 재난지원금을 집행했고, 이번 5차에 지급될 예산은 약 11조원 규모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충 60조원이 소요되고, 그 재원은 100% 국채를 통해 확보하게 됩니다. 즉 국민들이 받는 재난지원금은 단 한 푼도 공짜가 아니고 누군가가 언젠가는 반드시 납부해야 할 세금이며, 특히 이번의 재난지원금은 고스란히 후세들이 갚아야 하는 순수한 미래의 빚이라는 겁니다. 


국채란 다음 세대의 예산을 현 세대가 일방적으로 미리 사용한다는 개념입니다. 

경기가 어려우니 인위적인 부양을 위해 미래 세대의 돈을 먼저 끌어다 쓴다는 뼈아픈 얘긴데, 적나라하게 말하면 그들의 동의도 없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세대의 돈을 우리가 일단 먼저 쓰고 보자는 것이고, 대신 천문학적인 빚을 후세에 대물림하겠다는 심사입니다. 그 사이 국가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올해 태어나는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일인당 1억원의 나랏빚을 떠안게 된다니 정말 등에 식은땀이 흐를 지경입니다.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인공지능까지 만드는 최첨단 시대를 하등 생물에 불과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1920년대에도 지구촌에  대공황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멈췄고, 기업의 생산량은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교수는 그 불황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즉 정부가 지출을 과감히 늘려 경제를 순환시키고, 경기가 호전되면 다시 그 적자를 메워나가라는 것입니다. 다행히 그런 <케인즈 이론>과 처방이 대공황으로부터 당시 세계 경제를 되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입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경제 대국들이 90년 전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경제 쇼크를 겪으며, 이 시대의 내노라하는 경제학자가 아닌 대공황 시대의 경제학자 <케인즈>를 다시 소환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다투어 그의 주장처럼 무리를 해서라도 재난지원금, 재난 기본소득 등의 정부 재정지출을 늘리며 수요 창출을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풀린 재난지원금과 추석 수요가 맞물리면서 지금 물가 상승률이 장난이 아닙니다. 

교회 가까운 슈퍼를 자주 찾는 저는 요 며칠 새 장바구니 실물 경제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9월 7일 기준 동네 슈퍼의 상추 200g 가격은 약 4천원, 평소 2천원대 중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0%나 올랐습니다. 권 권사님과 제가 자주 즐기는 짜장면 값도 곧 만원을 돌파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정부가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이 대체 어떤 돈인지 알고나 씁시다.

 

저도 오늘은 재난지원금을 신청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