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한 영국 옥스퍼드대 뉴 칼리지의 명예교수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3.26~)는 역사상 가장 전투적이고 치명적인 무신론자이자 가장 이론적이고 전문적인 진화론자입니다. 따라서 그의 주장은 그만큼 선동적이고 파괴적이며 단도직입적입니다. 

 

그는 2006년에 출간한 <만들어진 신>으로 종교의 실체와 기독교를 무차별로 공격하며 반기독교 전선의 선봉에 섰는데, 최근에 발표한 <신, 만들어진 위험>(Outgrowing God)은 그보다 한층 더 독하고 대담해졌습니다. 

 

그의 책은 기독교 신자들의 심기는 극도로 불쾌하게 하고 흥분하게 하지만 무신론자들의 마음은 한없이 편안하게 해주고 때로는 통쾌하게, 마음껏 안심하고 무신론자로 살며 종교와 신앙을 비웃고 조롱하고 공격하도록 고무합니다. 

 

사실 무신론자들도 가끔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만에 하나 신이 정말 있기라도 하면 어쩌지 하는 일말의 두려움 같은 게 있을 수도 있는데 도킨스의 이번 책은 그런 불안감을 말끔히 해소해주고 더욱 신나게, 무한한 안도감을 가지고 불신자로, 무신론자, 종교 파괴자로 살아가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그래서 이 책의 표지며 띠지에 인쇄된 카피들도 얼마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지 모릅니다. <종교 바이러스를 저지할 이성이란 백신>, <직시하라! 신 있는 세상의 혼란과 충돌을. 상상하라! 신 없는 세상의 이성과 자유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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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1부 <신이여, 안녕히>에서는 <성서의 진실>을 해부합니다. 성서의 모순, 부정확성, 부도덕한 가르침 등을 조목조목 들춰내며 우리가 왜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가를 변증하면서 제가 이 칼럼의 제목으로 인용한 말처럼<과학에서 용기를 얻어 성서와 신으로부터 영원히 떠나라!>고 강변하는가 하면 하나님과 성경에 대한 관념과 시각을 완전히 뒤흔들며 성서 속의 하나님이 정말 <선한 신>이냐고 도발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다 15살 무렵 하나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 성경의 하나님은 잔인하고 질투심이 많으며 앙심을 품는 데 선수라고 합니다. 다른 신들을 광적으로 증오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신을 신봉하면 그 죄를 삼사 대까지 묻는가 하면 욥의 경우에서 보듯 자신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기 위해 사탄과의 내기도 서슴지 않는 폭군이라고 단언 합니다. 또한 아브라함을 예로 하나님은 마치 질투심 많은 아내가 남편을 시험하는 것과 같다며 죄 없는 외동아들을 그 아비에게 죽이라고 한 신이야 말로 잔인한 아동살해범에 다름 아니라고 맹비난합니다. 

 

대신 진화의 힘은 위대하여 인간의 종교적 신념이나 도덕적 친절도 다 인간 뇌의 점진적인 진화의 결과요 축적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참새는 진흙이 아니라 1천 억 개가 넘는 세포로 이뤄졌다>며 모태신앙을 가진 청소년들까지도 무신론자로 설득합니다. 

 

책의 제2부 <진화>는 이 땅에 복잡하고도 정교한 생명체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오직 돌연변이와 진화의 논리만으로 명쾌하게 풀어나갑니다.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관찰, 동물 행동학, 분자 생물학, 집단 유전학, 발생학 등의 복잡하고도 골치 아픈 개념들을 섬뜩할 정도로 명료하게 밝혀가는 그의 재능은 독자들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도킨스는 신비로운 생명체, 너무도 완벽하고 정교한 이 우주도 신의 설계와 창조가 아니라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이라는 경이로운 진화의 힘에 의해 이룩되었다는 결론을 내리는데 특히 책의 마지막 문장이 재미있습니다. 

 

<나는 우리가 이제 과감하게 용기를 내어 신을 단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그런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