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6 23:43

커피향 같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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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코로나가 과연 언제 끝날까?> <끝이 있을까?>하고 자문하다가도 <아마 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면 절망스러워지곤 합니다. 또 <여름이 지나면 끝나겠지> <올 안에는 끝나겠지> <내년이면 백신이 나오겠지>하고 구체적인 시한을 설정하면 그게 좌절될 때마다 내 정신건강에 타격이 되어 나중에는 아예 그 어떤 희망이나 긍정적인 전망도 못 갖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상황이 결코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과 그러나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희망을 동시에 가지는 낙관적 마인드가 절실해 보이는 요즘입니다.

 

다음 주일이 올 추수감사절입니다. 

요즘 우리는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며 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땅을 가꾸어 생산한 먹거리로 사는 게 사실입니다. 닷새마다 열리던 시골 장터도 까마득한 옛 풍경이 된 시대, 이제는 간밤에 휴대폰으로 주문한 싱싱한 먹거리가 이른 아침이면 문 앞까지 로켓 배송되고, 그것도 귀찮으면 아예 조리된 음식이 따끈따끈한 상태로 택배 되어 아침 식탁에 오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 갈수록 <추수감사>라는 개념이 <맥추감사>만큼이나 낯설어지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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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에게는 여전히 하루하루, 순간순간 감사해야 할 일들이 많고 더구나 한 해가 저무는 이즈음에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감사의 기억들을 소환하는 일이 결코 무익하지 않음을 깨닫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게 바로 이 시대에도, <코로나19>로 거의 죽음 같은 세월을 살면서도 우리가 <추수감사절>을 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도 이른 아침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셨습니까? 반드시 다시 깬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렇게 기상하셨다면 기꺼이 감사하십시오. <여호와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시 127:2)는 사실을 자신에게 일깨우며, <주의 사랑과 자비가 아침마다 새롭고 주의 진실하심이 늘 참 되고 크시도다>(애 3:23)며 찬양하십시오.


오늘도 당신 곁에 남편이 있고 아내가 있고, 자녀들이 있고, 아침저녁 전화로 카톡으로 안부를 묻는 성도나 친구,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하나님이 당신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지금 당신이 누리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축복입니다. 그들이 있어 내가 올해도 상실감, 외로움, 아픔, 슬픔을 견디며 혹독한 <코로나>의 와중에도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오늘도 커피 한 잔 드셨습니까? 생각해보면 반만년 이래 요즘 같은 때는 없었습니다. 세상에 좋다는 커피는 이 대한민국에 다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거 하나만으로도 감사해 죽겠습니다! 브라질, 과테말라산 아라비카를 비롯해 콜롬비아, 자메이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케냐산 로부스터까지 뭐든 다 즐길 수 있습니다. 언제든 원하시는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면 깊이 감사하십시오. 그게 행복입니다.


부디 이 아름다운 감사의 계절에 우울한 상상보다는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오직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하신 말씀을 사색하십시오.

정녕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진한 커피  향 같은 감사가 솟아나 당신을 절로 미소 짓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