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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IS(이슬람 국가) 퇴치에 쿠르드족을 이용하고 버렸다는 말은 맞습니다. 시리아의 쿠르드족은 미군을 도와 IS를 격퇴하면서 미국의 동맹군 지위를 얻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가 시리아의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평소 시리아 쿠르드족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온 터키에 그들을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미국은 IS 격퇴에 가장 희생적이고(1만 1천 명 이상 사망) 용맹스러웠던 혈맹을 헌신짝처럼 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미국 편에 서서 IS와 열심히 싸우면 자신들의 독립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동맹군으로 참여했던 쿠르드족으로서는 실로 뼈아픈 배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번도 독립 국가를 이뤄보지 못한 채 각지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중동의 집시 쿠르드족, 터키에 1천 5백만, 이라크에 5백만, 이란에 8백만, 시리아에 약 2백만이 살고 있는데 특히 시리아의 쿠르드족이 터키의 쿠르드족을 선동해 반란을 꾀하려 한다는 혐의로 공격 대상이 된 시리아 쿠르드족의 운명이 결코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도 <주한미군 철수>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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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미 한미군사훈련을 <엄청난 돈 낭비>라며 툴툴거린 바 있고, 또 <주한미군도 오래지 않아 다 돌아와야 한다>고도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터무니없이 인상된 주한미군 방위비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 쿠르드족 사태를 보며 미국의 동맹 중 가장 끈끈한 나라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우리 등 뒤에 칼이 놓여 있다>, <절대 동맹을 순진하게 믿어서는 안된다>며 경계했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의 다수는 <한미동맹>에는 문제가 없고, <대한민국이야 말로 미국의 이익에 대단히 중요한 나라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군이 이 땅을 떠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그건 미신입니다. 언젠가도 소개한 바 있는 <한미동맹>의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 제6조는 이렇습니다. <본 조약은 무기한으로 유효하다. 어느 당사국이든 타 당사국에 통고한 후 1년이 지난 후에는 본 조약을 종지시킬 수 있다.> 

영문으로 보면 더욱 명료합니다. <This Treaty shall remain in force indefinitely. Either Party may terminate it one year after notice han been given to the other Party.>

 

조동사 <shall>을 사용함으로써 한미동맹이 무한 지속되도록 서로 <노력>해야 할 과제라는 사실은 함축하면서도 그 다음 문장이 기가 막힙니다. 아무런 접속사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어느 한 쪽이 해지를 통보하는 순간 1년 후에는 자동으로 양국의 동맹관계가 끝난다는 것입니다. 

쌍방 간의 구차한 협의나 동의도 필요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냥 보던 신문을 끊듯, 마시던 우유를 끊듯 통보만하면 그만입니다. 

 

저는 요즘 <김정은이 왜 남침을 망설일까?>를 생각해봅니다. 현재 남한은 <그저 공격해 주세요!>하듯 무방비에 가깝고, 동맹과 우방은 점점 멀어져만 가고, 철원지역 비무장지대에는 지뢰가 다 제거된 상태고, 12미터 폭의 도로가 복원되어 남북으로 연결돼 있고, 한강 하구지역은 최근 남북이 공동으로 하상조사를 하여 언제든 도하할 수 있을 테고, 일단 휴전선만 돌파하면 남한의 엄청난 도로망을 이용 순식간에 서울까지 도달할 수 있고, 그렇게 기습하여 남한을 점령하면 지금 북한이 겪고 있는 모든 문제가 일거에 다 해소되는데 왜 침만 삼키며 명령을 못 내릴까요? 

 

이유는 오직 하나 미군 때문입니다. 한미동맹이란 장치 때문입니다. 

이달 9일 트럼프는 기자들 앞에서 <동맹은 참 쉽다!>(Alliances are very easy.)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동맹은 정말이지 허무할 만큼 편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