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5 10:02

느부갓네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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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6세기 다니엘 시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라고 하면 그 이름만으로도 산천초목이 벌벌 떨었던 무적불패의 제왕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돌풍 같은 위력을 떨치며 최고의 권력을 구가하던 어느 날 상서롭지 못한 꿈을 꾸었습니다.

 

대제국의 주권자로서 늘 승리감에 도취되어 살던 왕이 그까짓 꿈 하나로 잠까지 설쳤다는 게  우습지만 실제 그는 마음이 불편해 여러 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그가 용하다는 점쟁이들과 술사들을 전국에서 다 불러 모아 자기가 꾼 꿈을 알아맞히고 또 그걸 속 시원하게 해몽할 것을 명령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해석은커녕 꿈조차 알아맞히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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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걸 유대에서 볼모로 잡혀 온 청년 다니엘이 해낸 것입니다. 그는 금, 은, 놋, 쇠, 흙 등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신상이 졸지에 어디선가 날아 온 큰 돌에 맞아 여지없이 무너지는 왕의 꿈을 정확히 알아맞췄을 뿐 아니라 해몽까지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즉 지금은 누구도 감히 대적할 수 없을 만큼 강대하고 융성해 보이는 대제국이지만 어느 한 순간 하나님의 심판의 돌이 날아와 꿈속 신상처럼 그렇게 가차 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해석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권력과 성공의 축배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닐 때 다니엘은 그 모든 성공신화가 그리 오래가지 않아 허망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느부갓네살 왕의 꿈에 등장했던 그 거대한 신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을까요? 머리는 온통 <금>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 가슴과 팔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 <은>으로 정교하게 장식하고, 배는 여러 가지를 합금해 만드는 <놋>처럼 온갖 탐욕으로 가득 채우고, 또 다리는 무자비하게 남을 짓밟는 <쇠>로 만들어져 몹시 강해 보이지만 실은 <흙>이 섞여 있어서 그만큼 부서지기도 쉬운 허약한 존재,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휘두르다가도 어느 날 날아 온 하나님의 심판의 돌 한 방이면 누구나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는 게 바로 인간사의  한계라는 계시처럼 보입니다.

 

요즘 성공과 영예의 정점에 있던 사람들이 졸지에 패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예를 봅니다. 하나님은 가짜 행복과 가짜 성공, 가짜 정의, 가짜 평화를 시위하는 신상은 반드시 심판의 돌로 부숴버리십니다. 반면 다니엘처럼 왕의 진미와 달콤한 포도주마저도 거절하며 환락과 권력, 탐욕과 나태, 안이함과 부요함의 유혹으로부터 끝까지 자신을 지키며 영혼을 팔지 않는 자에게는 투명하고도 영민한 지혜를 주실 뿐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를 읽을 수 있는 맑은 영성도 주십니다.

 

세상이 지금 많이 혼란스럽고 극도로 불안정합니다. 때 아닌 패싸움으로 나라가 둘로 쪼개져 온 국민이 서초동으로, 광화문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사도바울은 <내가 환난과 고난과 매맞음과 갇힘과 난동과 수고로움과 자지 못함과 먹지 못함 가운데서도 깨끗함과 지식과 오래 참음과 자비함과 성령의 감화와 거짓 없는 사랑과 진리의 말씀으로>(고후 6:4-7) 그 모든 힘든 때를 견뎠다며, 본래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죽은 자 같으나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않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고후 6:8-10)라며 세상의 그 무엇도 결코 우리를 여기서 주저앉히거나 우리의 갈 길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고 격려했습니다. 

 

모쪼록 잦은 가을 태풍과 크게 벌어진 일교차에 건강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