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미국 뉴욕으로 갔습니다. 

한 사람은 한반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간 우리나라 대통령이고, 다른 한 사람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무동력 요트를 타고 15일에 걸쳐 대서양을 건너간 스웨덴의 16세 소녀였습니다. 

 

그 두 사람이 지난주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담>에서 각각 연설을 했습니다. 우리 대통령은 <미세먼지> 얘기를 하며 <푸른 하늘을 만들자>, <국제적 기념일을 제정하자> 했는데, <미세먼지>는 공기 질 문제지 기후변화를 막고 지구온도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와는 거리가 있다며 환경 전문가들로부터도 <미시적이고 낭만적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습니다.

 

반면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y)라는 스웨덴 소녀는 불과 4분여의 짧은 연설에도 불구하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한 60여 명의 각국 지도자들의 가슴에 비수와도 같은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비장한 표정과 거의 울먹이듯 호소하는 소녀의 연설은 몹시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어서 저도 여러 번 반복해서 봤는데, 기성세대를 향해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묻는 소녀의 절규에 그저 먹먹할 뿐 할 말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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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닙니다. 저는 지금 이 자리가 아니라 저 바다 건너에 있는 제 학교에 있어야 합니다. ... 여러분들은 헛된 말로 우리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습니다. 지금 무수한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구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들이 하는 얘기는 전부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뿐입니다. ... 결국 여러분 세대가 공기 중에 배출해 놓은 수천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우리와 다음 세대에 떠넘겼습니다. 어떻게 감히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몇몇 기술적인 해결책만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척 할 수 있습니까? 각국 최고 지도자들인 여러분들은 우리를 크게 실망시켰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세대는 여러분들이 우리 모두를 배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지금 여러분들을 향해 있습니다. 끝까지 여러분들이 우리를 실망시키는 선택을 이어간다면 우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 세계가 지금 깨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변화는 다가오고 있습니다!>

 

툰베리는 아홉 살 무렵 학교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공부하며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우울증과 섭식장애를 겪으면서부터 채식을 하며 무서운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고 합니다. 

 

작년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개최된 제24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의 연설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당신들은 모두 자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소극적인 태도로써 지금도 여러분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 올 5월에는 타임지의 표지 모델과 함께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이름을 올렸고, 이 달 16일에는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의 <양심대사상>을 수상했으며, 또 지난 3월에는 노르웨이 국회가 추천한 노벨 평화상 후보가 됐습니다. 

 

제 생각에는 자신을 셀프 추천한 도널드 트럼프보다 이 16세의 환경운동 여전사가 올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확률이 훨씬 더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