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입니다.

이 땅의 아이들은 오늘 무엇을 할까요? 

놀이공원을 찾아 신나게 기구들을 타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장난감이나 새 스마트폰을 선물 받아 잔뜩 들떠서 게임을 즐기고 있겠죠? 


그럼에도 아이들에게는 오늘 같은 날이 그저 목적지를 향해 질주하다 잠시 들렀다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와도 같은 날일 뿐입니다. 더구나 이런 작은 행복조차도 누리지 못한 채 오늘도 여전히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장담하건대 거의 모든 아이들이 날마다 이런 패턴으로 살아가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오직 이 대한민국뿐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아이들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산다는 우리 어른들의 삶보다 더 고달픕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피 터지는 경쟁의 장으로 내몰면서도 <이게 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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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인생이 이미 유치원 때부터 이런 식으로 오직 대학입시에 저당 잡혀 있습니다. 모두가 상위 1%만을 향해 질주합니다. 그러나 그 1% 조차도 전혀 행복하지 않습니다. 또 경쟁에서 뒤진 아이들은 그 열등감, 패배감을 훗날 자기 자식들에게 대물림하며 다시 1%를 강요합니다. 아이들이 불행한 나라는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습니다. 지난 달 국제 구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어린이의 행복감 국제 비교 연구>란 걸 보면 우리나라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이 조사 대상국 12개국 가운데서 12위로 나타났습니다.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 각종 정신질환, 심지어 해마다 늘고 있는 우울증과 자살 같은 부작용들이 실은 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이 황폐한 교육 환경의 산물입니다. 


오늘도 아이들이 온몸으로 지르고 있는 비명과 신음을 진지하게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어른들이 답해야 합니다.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철학적 수필가요 소설가, 시인, 화가였던 <칼릴 지브란>의 <아이들에 대하여>란 시입니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단지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당신과 함께 있을지라도 당신의 소유가 아닌 것을.

당신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당신의 생각을 줄 수는 없다. 

당신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을 줄 수는 있으나 영혼의 집을 줄 수는 없다. 아이들의 영혼은 먼 미래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들이 아이들 같이 되려고 애쓸지언정 아이들을 그대들 같이 만들려고 하지 말라. 인생이란 결코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니며 과거에 머물러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활, 아이들은 화살이니 힘껏 먼 미래로 날려 보내야 한다.

궁수이신 하나님이 영원의 길 위에 서 있는 한 표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신다. 당신은 화살이 더 멀리 날아가도록 하나님의 손에 의해 구부러짐을 당할 때 기뻐하고 감사하라.

그분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시는 만큼 당신 수중의 활도 사랑하시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