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2 20:49

5030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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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0 클럽>이란 <버닝썬>이나 <아레나> 같은 강남의 잘 나가는 어느 유흥업소가 아니라, 인구 5천만 이상,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이 넘는 소위 <선진국 클럽>을 말합니다. 


최악의 초미세먼지가 한반도 전역을 강타했던 지난 3월 5일, 한국은행이 <2018년 연간 국민소득>을 발표하며 놀라운 사실 하나를 전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 달러를 넘어 3만 1349달러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연 3449만 4천 원을 벌었다는 뜻으로, 3인 가족의 경우라면 연 1억 138만 원, 4인 가족이라면 1억 3797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제 중진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을 뜻하므로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지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우리보다 한참 앞선 <5030 클럽> 회원국들의 면면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인구 5천 만 이상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국가들은 모두가 서방 주요 7개국(G7) 멤버들인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 국 뿐입니다. 이들 6개국이 전부인 <5030 클럽>에 우리나라가 일곱 번째로 등재된 것입니다. 


물론 1인당 국민소득만 놓고 보면 3만 달러가 넘는 나라들이 꽤 많습니다.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벨기에, 카타르,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등.... 그러나 이들 나라들은 다 인구가 5천 만 이하로 전체 경제 규모가 작아 선진국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또 스페인과 그리스처럼 3만 달러를 넘어섰다가 다시 2만 달러대로 뒷걸음친 나라도 없지 않습니다. 이렇듯 <5030 클럽>의 회원국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더욱이 역사적으로 식민지를 가져 본 적이 없는 나라, 오히려 제3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 전후 불과 한 세대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클럽인 <5030>에 가입한 나라는 오직 우리 대한민국뿐이라는 사실도 생각할수록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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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정부 여당마저도 이 사실을 크게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분명 축포를 터뜨리며 자축할 국가적 경사임에도 지금 우리는 전혀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여론조사 결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는 발표에 화가 난다는 국민들이 86.7%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보통 시민들은 왜 이 환호해야 할 소식에 냉소적일까요? 왜 감동은 커녕 이리도 시큰둥할까요? 전혀 공감도 체감도 할 수 없을 뿐 더러 오히려 개인의 삶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1인당 소득이 3만 불을 넘었다느니, 선진국에 진입했다느니 하는 얘기가 주는 비현실감, 상대적 빈곤감, 허탈감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었다는데도 왜 개인은 지난 IMF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고통스러워할까요? 


1인당 국민소득(GNI)이란 개인 소득뿐 아니라 기업이 번 돈,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과 4대 보험 같은 수입을 다 합쳐서 5천 만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개인들은 망해도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은 수십조를 벌고, 정부도 세수를 확대해 수입을 많이 늘렸기 때문에 개인은 전혀 체감하지 못해도 국민 총소득은 올라 3만 불을 넘어선 것입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 네트워크>가 지난 주 목요일(21일)에 공개한 <2019 세계 행복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895점을 받아 54위를 기록했습니다. 선진국 클럽에 가입했다는 나라가 국민의 행복지수는 여전히 중진국 내지는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미 2천 4백 년 전에 정치의 존재 이유를 국민들의 <행복>이라고 했습니다. <행복이란 개인의 삶의 의미며 목적일 뿐 아니라 정치의 목표이자 종착점이다.>


제발 우리 정치권도 이제 선진국답게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행복 정치에 최선을 다해 주길 당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