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6 10:35

양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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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란 본래 들판을 뜻하는 <야>(野)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치>가 합쳐진 오랜 우리말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아>가 들어간 것은 두 말을 이어주는 하나의 어투일 뿐이고, <야>가 <양>이 된 것은 <소아지>가 <송아지>, <마아지>가 <망아지>가 된 것처럼 그냥 자연스런 언어관습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양아치>는 들판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아가던 우리의 옛 유목민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점차 농경사회가 자리를 잡아가고 유목생활이 퇴조하면서 <양아치>가 이른바 비주류가 되고 급기야는 사회적으로도 격하 내지는 비하의 대상으로 몰락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근대로 진입하면서부터는 <양아치>라는 말이 더욱 천해집니다. 건달, 깡패, 넝마주이 같은 사람들의 대명사가 된 것입니다. 지금도 국어사전에는 <품행이 불량스러운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슨 양심이나 의리 또는 도덕을 기대하기 어렵고, 걸핏하면 주먹을 휘두르거나 저열한 욕지거리를 입에 달고 살며 온갖 추악한 일들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인간형을 <양아치>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양아치>란 반드시 폭력배 수준으로 막되게 굴며 사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력은 없는데도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든가, 위엄과 명예를 지켜야 할 때도 비굴한 짓을 마다않으며 지위에 연연한다든가 대의를 위해서라면 때로 자신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함에도 부하들이나 제3자를 걸고넘어지며 온갖 치사한 짓을 다하는 자들이야말로 다 <양아치>에 다름없다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양아치>란 말하자면 <3류> 수준의 도덕성을 보이는 자들에 대한 가장 큰 욕이 되고 만 것입니다. 


최근 버닝썬인가 하는 데서 촉발된 아이돌 출신의 연예인 스캔들이 연일 일파만파입니다. 그들과의 유착 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경찰들도 망신살이 뻗쳤습니다. 또 제2기 내각 7개 부처 장관 인사청문회도 장외 검증이 시작되자마자 역시나입니다. 멀쩡한 놈이 없습니다. 


저는 왜 들으면 들을수록, 새로운 사실을 알면 알수록 다 <양아치>란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을까요? 심했나요? 명예훼손입니까? 혹 이들을 어떻게 불러야 옳은지 정답을 아시는 분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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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사도 바울은 <보라,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 되고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하고 죽은 자 같으나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고후 6:8-10)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씀이야말로 우리 믿는 자들의 자존심이요 우리를 이 시대의 양아치가 아닌 가장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들로 살아가게 하는 진정한 힘이라고 믿습니다. 허세와 탐욕을 내려놓읍시다. 자제하고 절제하고 자족하며 감사합시다. 


정녕 우리가 바로 <가난한 자 같으나 부요한 자요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임을 잊지 맙시다. 

부디 이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 미세먼지와 함께 우리 앞에서 다 떠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도 하나님의 더 큰 꿈을 기리는 새로운 결단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코끝에 봄 향기가 느껴지는 이 3월 중순, 진심으로 성도 여러분들의 안녕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