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43

19190301.jpg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우리의 이 선언은 5천 년 동안 이어온 우리 역사의 힘으로 하는 것이며, 2천 만 겨레의 정성을 모은 것이다.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자유롭게 발전하기 위한 것이며,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고 시대의 흐름이며, 전 인류가 함께 살아갈 정당한 권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세상 어떤 것도 우리의 독립을 가로막지 못한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희생되어, 우리 민족이 수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억눌리는 고통을 받은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살아갈 권리를 빼앗긴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며, 정신을 발달시킬 기회가 가로막힌 아픔이 얼마인가. 민족의 존엄함이 상처 입은 아픔 또한 얼마이며, 새로운 기준과 독창성으로 세계 문화에 기여할 기회를 잃은 것이 얼마인가. 


아, 그동안 쌓인 억울함을 떨쳐 내려면, 지금의 고통을 벗어던지려면, 앞으로 닥쳐올 위협을 없애버리려면, 억눌린 민족의 양심과 사라진 국가 정의를 다시 일으키려면, 사람들이 저마다 인격을 발달시키려면, 우리의 가여운 자녀들에게 고통스런 유산 대신 완전한 행복을 주려면, 우리에게 가장 급한 일은 민족의 독립을 확신하게 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 이천 만 조선인은 저마다 가슴에 칼을 품었다. 모든 인류와 시대의 양심은 정의의 군대와 인도의 방패로써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아가 싸우면 어떤 강한 적도 꺾을 수 있고, 설령 물러난다 해도 이루려 한다면 어떤 뜻도 펼칠 수 있다. ... 처음부터 우리 민족이 바라지 않았던 조선과 일본의 강제 병합이 만든 결과를 보라. 


일본이 우리를 억누르고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의하여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을 만들고 있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으로 억누르는 시대가 가고,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오는구나. 지난 수천 년 갈고 닦은 인도적 정신이 이제 새로운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는구나. 차디찬 눈보라에 숨 막혔던 한 시대가 가고, 화창한 바람과 따뜻한 볕에 기운이 돋는 새 시대가 오는구나. 


온 세상의 도리가 다시 살아난 지금, 세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탄 우리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것이 없다. 우리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세계에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떨쳐 일어나는 것이다. 양심과 진리가 나와 함께 나아간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어둡고 낡은 옛집에서 뛰쳐나와, 세상 모두와 함께 즐겁고 새롭게 되살아날 것이다. 수천 년 전 조상의 영혼이 안에서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기운이 밖에서 우리를 지켜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 다만, 저 앞의 밝은 빛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갈 뿐이다. 



조선을 세운 지 사천이백오십이년 삼월 초하루(1919년 3월 1일)

조선민족대표 33인(천도교 지도자 15인, 기독교 지도자 16인, 불교지도자 2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