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3 09:49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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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 목사님이 지난 달 22일 85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아래의 글은 유족들이 목사님의 소천을 알린 부고의 일부입니다. 

<... 우리 가족은 그가 어떤 이들과 대화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들었습니다. 그를 환영하는 낙원의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아버지는 처음 오순절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몇 마디는 그가 누구에겐가 방언으로 말하더군요. ... 오, 세상에 ...! 아버지는 자주 미소를 지었고,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환한 표정에 기쁨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Let’s go”(자, 가자!)였습니다. ...>

자신의 영혼을 천국으로 안내하기 위해 온 천사들에게 말하듯 피터슨 목사님은 그렇게 임종을 맞았습니다. 

사실 그는 평신도들보다도 지구촌 여러 나라의 목회자들에게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 분입니다. 그래서 흔히 그를 <목회자들의 목회자>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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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32년 미국 워싱턴주 이스트 스탠우드에서 태어나 1958년 미국장로교단(PCUSA)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1959년 뉴욕 신학교에서 성경 원어를 강의하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는 캐나다 벤쿠버의 리젠트 대학에서 영성신학을 강의하는 한편, 1962년 메릴랜드주의 작은 마을인 벨에어에서 <그리스도 우리 왕 장로교회>를 개척해 29년 동안 성실하게 사역한 대단히 모범적인 목회자였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현대인의 일상적인 언어로 신구약 성경을 새롭게 번역한 <메시지>를 비롯, 영성과 제자도에 관한 <한 길 가는 순례자>, 예레미야서를 대중적으로 재해석한 <주와 함께 달려가리라>, 다윗의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한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사랑하는 친구에게>, <응답하는 기도>, <이 책을 먹으라>, <그 길을 걸으라>, <유진 피터슨의 영성 시리즈>, <물총새에 불이 붙듯> 등 30여 권이 있으며 그의 대부분의 책들이 우리말로도 번역되어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도 크게 존경받아 온 목회자이자 영성 신학자였으며, 시대와 싸우는 전사, 뜨거운 가슴을 가진 예언자, 때로는 감수성과 풍부한 언어를 구사한 시인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사랑받아온 저작자이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그는 기독교의 영성을 오늘의 언어와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은사를 가진 목회자였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설교가였던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교가 논리적이고 비평적이었다면 유진 피터슨의 설교는 다분히 시적이고 서정적입니다. 그러나 그 두 사람의 공통점은 절대 성경을 비켜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피터슨 목사님의 설교집인 <물총새에 불이 붙듯>이라는 책은 제목부터가 시적이듯 거기에 실린 설교들도 다 그렇습니다. 한없이 부드럽고 서정적이지만 결코 우회하는 법 없이 거의 직설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래서 그의 설교들은 무엇보다도 성경본문에 충실합니다. 예를 들어 <물총새에 ...>나오는 모세와 함께 설교하기 파트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시내산에 오른 모세가 내려오지 않자 이내 조급함을 드러낸 백성들에 대해 모세는 그들이 애굽에서 쉼 없이 강제노동만 했던 탓이라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비움>이라고 봤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모세는 똑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으로 내 마음을 채울 수 있도록 먼저 자신을 넉넉히 비우라는 것입니다. 

<피터슨 목사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주님 품에서 편히 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