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7 12:19

루터와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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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또 누구에게나 어려운 게 바로 기도입니다. 

누구나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듯이 우리는 누구나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게 기도입니다. 정말 하나님이 듣고 계신지 확신이 서지 않아 마냥 혼자 중얼거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몇 마디 하고나면 금새 할 말이 바닥나 난감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또 기도하기 위해 눈을 감으면 전혀 집중이 되지 않고 온갖 혼란스런 잡념만 머리를 가득 채울 때도 많습니다. 이것은 믿는 사람이면 누구나 겪어본 것이고 고민해본 문제일 것입니다. 

말을 배우는 아기가 엄마의 말을 따라하듯이 하나님과의 대화인 기도 역시도 반복해서 훈련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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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깊이 있는 신학적 주제들을 평신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책을 써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 R. C. 스프로울이 어린이들을 위해 썼다는 이 <루터와 이발사>(홍종락 옮김,IVP)라는 책도 바로 이런 기도에 관한 문제를 돕기 위해 그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발휘한 작품입니다. 위대한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와 이발사 페터 사이에 실제 있었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세밀한 상상력과 캐릭터에 살을 입히고 생기를 불어넣는 작가적 기질까지 잘 드러낸 이 책은 T. 라이블리 플루하티의 따뜻하고도 유쾌한 삽화가 더해지면서 기도에 관한 영적 지혜가 정말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누구나 루터와 이발사 페터 간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기도도 배우게 되고 주기도문, 십계명, 사도신경의 의미와 중요성도 깨닫게 됩니다. 다만 그림책이어서 어린 아이들만을 위한 책, 단순하고 쉬운 책이라 여기기 쉽지만 이 책은 일반적인 그림책과는 달리 마르틴 루터와 그의 종교개혁에 관한 설명까지도 생략하지 않는다는 것과 독자들을 보다 깊이 있는 기도생활로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차라리 아이들보다는 청소년 이상의 초신자 혹은 기성 신자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실제 아마존에 올라온 서평이나 댓글들을 봐도 처음에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읽히려고 사지만 정작 아이들은 어려워하고 오히려 부모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루터 박사님, 저는 박사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압니다. 오늘 제 이발소를 찾아 주셔서 큰 영광입니다. 박사님, 이렇게 뵌 김에 제가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을까요? 제게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매일 밤마다 기도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가끔 제가 하는 기도가 천장에 막혀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박사님은 매일 여러 시간 동안 기도하신다니 기도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것 같습니다. 루터 박사님, 제가 기도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나요?>

<아주 훌륭한 질문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하나님과 성경과 교회생활에 대해서는 아주 어려운 질문을 던지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더군요. 더 깊이 기도하고 싶으시다니 제게는 더없이 기쁜 일입니다. 제 연구실로 돌아가서 생각해보고 페터씨의 기도생활을 도울 만한 실제적인 방법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19쪽).

그래서 루터가 돌아가 이발사 페터를 위해 쓴 기도 지침서가 바로 <간단한 기도법>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는 것입니다. 마르틴 루터는 그 책에서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인 주기도문과 하나님이 직접 두 개의 돌판에 적어주신 십계명, 그리고 기독교 신앙의 원초적인 고백인 사도신경을 한 구절 한 구절 적용하며 마음을 다해 기도하면 누구나 깊이 있는 기도를 하게 되며 또 하나님과 보다 진지한 교제를 나눌 수 있다고 확신 있게 권면합니다. 

종교개혁기념주일을 맞아 일찍이 마르틴 루터가 이발사 페터에게 가르친 <간단한 기도법>이 오늘 우리의 기도 내용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은혜가 있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