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4 10:08

치킨 게임

조회 수 156


<치킨 게임>하면 여러분들은 퍼뜩 뭐가 생각나십니까?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이런 카피가 떠오르십니까? 아니면 오늘 밤 0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벌일 월드컵 결승전을 보며 즐길 치맥? 그러나 <치킨 게임>은 바삭한 튀김옷을 입힌 프라이드치킨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게임이 아니라 두 대의 자동차가 서로 마주보고 돌진하는 막장 게임이자 죽음의 게임입니다. 그래서 <치킨 게임>을 굳이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끝장 승부> 쯤으로 옮길 수 있을 것입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전설이 된 제임스 딘 주연의 <이유 없는 반항>이 치킨 게임의 원조라 할 만 합니다. 주인공 짐(제임스 딘)과 버즈(깡패 두목)가 탄 두 대의 자동차가 절벽을 향해 나란히 질주하며 벌인 죽음의 게임이 전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는데 1960년대 초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이 미국과 소련 사이에 벌어졌던 극단적인 군비 경쟁을 바로 그 <치킨 게임>에 빗대면서 비로소 국제 정치학 용어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입니다. 


213CD941512D7EB717.jpg




서양에서는 닭을 가장 겁 많은 동물로 여깁니다. 제 모이를 주는 주인마저도 피해 달아난다하여 흔히 겁쟁이나 비겁쟁이를 <치킨>이란 말로 경멸합니다.

 두 운전자가 서로를 향해 질주하면서 <계속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 순간 핸들을 틀어 충돌을 피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목숨을 담보로 한 막장 게임, 상대의 기세에 눌려 막판에 핸들을 꺾으면 게임에서 지게 돼 겁쟁이나 비겁자를 뜻하는 <치킨>이 되고, 끝까지 핸들을 틀지 않고 폭주한 사람은 짜릿한 승리를 맛보게 되는 죽음의 게임, 그러나 둘 다 끝까지 버티면 둘 다 승리자가 되지만 결국은 둘 다 목숨을 잃게 되므로 진정한 패자가 되는 가장 무모하고 가장 잔혹한 게임.

치킨 게임은 흔히 국가 간 패권경쟁에서 발생하지만 요즘은 정당간의 정치협상이나 노사협상, 국제 외교, 통상협상 등에서도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강요하며 갈 때까지 가다 결국 파국으로 끝나는 공멸을 자주 봅니다. 

최근 불붙은 미중 두 패권국 간의 무역 전쟁이 최악의 치킨 게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의 5백억 달러 관세 폭탄에 중국이 같은 규모로 맞대응을 하자 마국이 다시 2천억 규모의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고, 중국도 <신속히 필요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반격을 공언하고 나섰습니다. 양국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면적인 치킨 게임 양상에 돌입한 것입니다. 같은 궤도 위를 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도 같이 어느 한 쪽이 백기를 들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두 패권국 간의 강공 드라이브가 자칫 우리나라 경제, 아니 세계 경제를 패닉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사실 요즘은 치킨 맛이 다 떨어졌습니다. 

치킨 게임은 결국 양쪽 다 치명상을 입힙니다. 그래서 미리 양보하고 타협점을 찾는 것이 공멸을 피하는 상책입니다. 삶이란 절대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식의 막장 게임이 아닙니다. 더불어 살자는 것이고 함께 가자는 것입니다.

부디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며 삽시다. 

초복을 앞둔 오늘 식탁교제 메뉴는 <치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