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8 09:17

희망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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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 왕이 그의 아내 이세벨의 미혹으로 바알 신앙에 깊이 빠지자 하나님이 엘리야 선지자를 통해 그를 책망하시며 앞으로 수년간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가뭄이 절정이던 어느 날 아합이 궁내 대신을 불러 이렇게 말합니다. <이 땅의 모든 물의 근원과 냇가로 가자 그러면 말과 노새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니 내 소유인 짐승들을 잃지 않으리라>(왕상 18:5). 


살인적인 가뭄과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들보다 자기의 짐승이 더 소중했던 아합 왕의 폭정 아래 당시 민초들의 삶이 어땠을까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사르밧의 어느 과부는 사정이 더 절박했습니다. 엘리야가 그동안 숨어 있던 그릿 시내를 떠나 그 사르밧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자신과 아들의 최후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처연히 나뭇가지를 줍고 있었습니다. 수배 인물로 몰래 그곳에 잠입한 엘리야가 하필이면 또 그 과부 모자와 맞닥뜨립니다. 남은 한 줌 가루와 몇 방울 기름으로 마지막 한 끼 식사를 하고 아들과 함께 미련 없이 세상을 하직할 생각을 한 과부에게 엘리야가 차마 못할 말을 합니다. <내게 물과 떡 한 조각을 가져오라!> 


벼룩의 간을 내 먹자는 수작이 아닌 다음에야 이럴 수는 없습니다. <이 사람이 정말 선지자 맞아?>할 만큼 너무 가혹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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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르밧 여인은 자신의 그 최후의 양식을 굶주림에 쓰러지려는 또 다른 생명에게 내밉니다. 그러자 태양이 영원히 식지 않을 둣한 기세로 대지를 불태우고, 희망이 흙먼지 속 풀포기처럼 널브러져 어디를 봐도 죽음뿐인 그 절체절명의 비극 가운데서  예상치 못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네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네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아니하리라>(왕상 17:14). 


그렇습니다. 여기에 바로 비밀이 있습니다. 인간의 결단과 하나님의 역사가 만나 기적의 불꽃이 점화된 것입니다. 이제는 누가 봐도 하나님의 뜻이 쇠락의 길에 들어선 게 분명해 보이던 시각, 그 꺼져가던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재기의 불길이 일어난 것입니다. 저 유명한 갈멜산 대결에서도 홀홀 단신의 엘리야가 절대 권력을 등에 업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수백 명을 상대로 호쾌한 승리를 거두지 않습니까? 


여러분, 우리가 바로 이 시대의 소수 <남은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세상 모두가 바알을 따르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소수 하나님의 <남은 자>들 만큼은 끝끝내 믿음의 올곧은 길을 가길 바라십니다. 세상 모두가 안락하고 평탄한 길을 찾아 다투어 떠나더라도 우리 <남은 자>들만큼은 이 좁고 험한 길을 묵묵히 가길 원하십니다. 


시대가 아무리 어둡다 해도 아직 우리 수중에 나뭇가지 두어 개비만 있다면 그것으로도 능히 사랑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이 세상 악이 아무리 크고 위협적이라 해도 지금 우리 안에 가루 한 줌만큼의 선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세상 절망이 아무리 가뭄에 갈라진 대지처럼 처참하다 해도 기름 몇 방울만큼의 희망만 있다면 얼마든지 생명의 떡을 구워 주린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다고 하십니다. 아무리 평화가 고갈된 반도고 소통이 단절된 분단이라 해도 기도할 수 있는 한 반드시 화해하고 오래지않아 남북이 하나 될 수 있다고 하십니다. 마지막을 준비하던 <죽음의 때>가 도리어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생명의 때>로 반전되고, <통과 병>에는 <사랑의 가루>와 <소망의 기름>이 가득차고 넘쳐 모두가 기뻐하고 감사하며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게 되리라고 하십니다. 


부디 남북 정상들이 만나 서로 손잡고 대화한 이 나라와 오늘 창립기념주일을 맞은 우리 푸른교회 위에 이런 하나님의 가적이 함께 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