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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22주기(1월6일)인 이 1월이 다 가기 전에 저라도 추모의 글 한 줄이나마 남기고 싶습니다. 

작년에는 그의 사인과 관련 민형사 소송이 벌어지고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영화까지 개봉되며 참 시끄러웠는데 그의 외동딸 서연 양마저 이미 지난 2007년에 사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람들이 더욱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 후유증 탓인지 올해는 방송에서도, 신문에서도 추모행사나 그의 22주기와 관련한 기사를 거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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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북한군 장교로 분한 송강호가 남한의 군인들과 어울려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에 가던 날...>로 시작되는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듣다 말고 <광석이 갸는 와 길케 일찍 갔네?!>하고 슬픈 표정을 짓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김광석은 애조 띤 목소리와 아무런 꾸밈없이 마치 말하듯 다가오는 가사로, 그리고 소박한 풍경화와도 같은 곡들로 한 시대의 눈물과 추억과 사랑을 일깨우며 수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을 적셨던 가객이었습니다. 가장 서민적인 얼굴로 전혀 전문적이거나 상업적이지 않았던 가수, 그의 목소리는 마치 자신의 슬픔을 꼭꼭 씹어 때로는 절제하며 때로는 거침없이 세상을 향해 한을 내뿜는듯한 순수함과 진솔함이 있어 좋았습니다. 


그의 노래는 듣는 이로 하여금 눈물이 나게 합니다. 그의 기타 선율, 노래 한 소절, 한 소절, 호흡 하나하나에는 깊은 슬픔이 배어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의 노래를 들으면 가슴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눈물이 조금씩 새어 나옵니다. 그의 노래 가운데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내 사람이여>는 이렇습니다. 


내가 너의 어둠을 밝혀 줄 수 있다면

빛 하나 가진 작은 별이 되어도 좋겠네

너 가는 길마다 함께 다니며 너의 길을 비추겠네

내가 너의 아픔을 만져 줄 수 있다면

이름 없는 들의 꽃이 되어도 좋겠네 

음 눈물이 고인 너의 눈 속에 슬픈 춤으로 흔들리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내 가난한 살과 영혼을 모두 주고 싶네


그의 이런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아, 인생을 좀 더 맑게 살아야 겠구나, 좀 더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야 겠구나, 이 세상에는 아직도 우리가 사랑하고 위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우리 곁에 있을 때는 그 어떤 가난한 청춘도 결코 남루하거나 비루하지 않았고, 그가 한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상처 받고 비틀거리는 영혼들을 위로할 때는 우리 모두가 척박한 세월이나마 그래도 살만하다고 느꼈더랬습니다. 

<내 사람이여>에는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내가 너의 사랑이 될 수 있다면

이름 없는 한 마리 새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새벽을 날아다니며 내 가진 시를 들려주겠네 

... 

내 사람이여, 내 사람이여

너무 멀리 서 있는 내 사람이여



그대, 지금도 어느 겨울 산 나무 아래 바람으로 지나는가? 

어느 도심의 거리에 눈발로 흩날리는가? 그대는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었고, 이후로도 오래 그리운 사람으로 남을지니 이제 편안히 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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